제63회 충북도민체전이 5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진천종합스포츠타운 및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최되면서 진천군이 충북 최고 ‘체육강군(郡)’이 되기까지는 송기섭 군수와 김명식 진천군체육회장을 비롯한 체육관계자, 사회단체 등 9만 진천군민이 한마음으로 이뤄낸 결실이라 할 것이다.

이에 본보는 충북도민체전 종합우승의 주역인 김명식 진천군체육회장과 함께 종합우승에 이르기까지 감동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총 6편으로 나눠 연재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자료제공=진천군체육회)

1편 '준비만 5번? 도민체육대회를 사수하라!'
2편 '전국체육대회 가산점을 없애라'
3편 '사전경기, 기세가 중요하다!'
4편 '블랙이글스 에어쇼, 공연료는 얼마?'
5편 '진천군 족구가 최약체였다고'
6편 '바둑 우승은 부상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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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 → 개최 → 종합우승, ‘감동의 서사시’

◆준비만 5번? 도민체육대회를 사수하라!

충북도민체육대회는 도내 11개 시군이 순번에 따라 매년 돌아가며 개최한다.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각 시군은 매 11년마다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난 5월 진천군에서 열린 제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는 진천에서 무려 17년만에 열린 대회였다. 
애초에는 진천군에서 2020년 6월에 제59회 대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이미 순번이 2년이나 밀린 상태였다. 

선수단 보강은 2018년에 모두 마쳤고, 2020년 초에 경기장 시설 준비도 모두 완료했다. 특히 약 3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진천종합스포츠타운은 축구장 2면, 야구장, 실내외 테니스장, 실내 씨름장, 풋살장, 그라운드골프장에 다목적 실내체육관까지 갖춘 위용으로 충북 도민을 맞이할 날만을 손꼽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코로나19의 창궐. 2020년 초 출범한 민선 지방체육회장 체제에서 처음 준비한 충북도민체육대회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10월로 연기되었다. 
처음에는 4개월 더 준비기간이 생겼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파도는 잦아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기세를 부린 코로나19의 여파로 제59회 대회는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 
2021년 제60회 대회 개최지는 당초 순번에 따라 옥천군이었다. 진천군과 진천군체육회는 순연을 주장했다. 우리로서는 열심히 준비해 온 도민체육대회를 개최도 못해 보고 이렇게 놓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옥천군의 반대는 녹록하지 않았다. 규정상으로도 옥천군이 개최를 강행하면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때 힘을 발휘한 것이 바로 민선 지방체육회장 제도하의 지방체육회간 친선·협력 관계이다. 시장·군수가 당연직 체육회장을 하던 시기였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 일어났다. 지방체육의 대승적 발전을 위해 한 해만 양보해 달라는 요청에 옥천군체육회가 먼저 반응을 보였다. 옥천군에서 허락한다면 체육회는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오래 준비한 진천군에서 대회를 열고 이후 개최지는 순연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에 충북체육회도 입장을 같이했고, 충북도와 진천군, 충북체육회와 진천군체육회의 설득에 결국 옥천군에서도 최종적으로 양보를 해 주었다. 

정말 감사한 대승적 차원의 양보였다. 이렇게해서 진천군에서 2021년 5월에 제60회 대회를 열 수 있게 되었다. 진천군으로서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다. 소중하게 얻어낸 기회인만큼 더욱 만반의 준비를 했다. 2021년 들면서 코로나19가 다소 주춤했으나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관중 입장이 가능한 경우와 무관중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2가지 버전으로 대회 준비를 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19 국면이 더 이상 가라앉지 않은 것이다. 결국 대회는 또 다시 10월로 연기되었다. 질병관리청의 권고로 충북도가 그와 같은 결정을 한 것이 대회를 불과 2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미 대회 준비를 거의 마쳤을 때였다. 
힘이 많이 빠진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10월 대회를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고, 결국 코로나19를 이유로 제60회 대회는 결국 10월에도 열리지 못한 채 취소되고 말았다. 전 세계적인 초대형 질병 재난 앞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다고 진천군체육회장으로서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든 다시 유치를 진행해야 했다. 2022년 제61회 옥천 대회와 2023년 제62회 영동 대회는 이미 개최 결정이 난 후 예산까지 투입된 상태였다. 가장 빨리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2024년 제63회 대회였다. 당초 순번은 충주시 차례였다. 

이때 민선 지방체육회 체제하의 각 시군 친선·협력 관계가 다시한번 빛을 발했다. 마침 충북 시군체육회장협의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서 매우 강력하게 진천군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었다. 제59회와 제60회 대회가 취소된 것이 진천군의 잘못이 아닌 천재지변과 같은 코로나19 때문이었다는 점, 반복되는 대회 준비에도 불구하고 진천군이 충북도와 질병관리청의 요청에 성실하게 따랐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 준비를 위해 시설 투자 외에도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순번 때문에 1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면 이같은 비용이 모두 공중으로 날아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일부 시군이 ‘새치기’라면서 반대한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엄청난 예산 낭비를 모른 채하고 순번만 계속 주장할 수 없어서인지 막상 선뜻 나서서 반대하는 시군은 없었다. 결국 대부분의 시군들이 진천군의 명분에 손을 들어줬고, 충북에서 두 번째로 큰 ‘형님’ 도시답게 충주시와 충주시체육회가 제63회 대회를 양보하고, 순연하여 제64회 대회를 개최하는 통 큰 결정을 해 주었다. 훨씬 규모가 큰 대회인 전국체육대회를 지난 2017년에 이미 개최한 경험이 있는 충주시였기에 이처럼 ‘형님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고, 또한 이미 코로나19로 옥천군이 순연 개최 결정을 한 차례 했던 것도 크게 참고가 되었을 터.

이처럼 훈훈한 시군간 협력 관계 속에서 진천군이 마지막 5번째 도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평균 11년마다 한번씩 개최하기 때문에 4년 임기인 체육회장을 연임한다고 해도 한번도 해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 도민체육대회 준비를 이렇게 해서 무려 5번이나 하게 된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역대급 성공개최라는 찬사와 종합우승의 타이틀을 진천군이 동시에 거머쥔 제63회 충북도민체육대회는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그 출발을 맞이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