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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기고) 장항아리충청북도의회 교육의원 장 병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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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6  1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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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학 충북도 교육의원
필자가 어렸을 적, 정겹게 살았던 우리 집 뒤쪽에는 푸른 잡목의 생울타리로 둘러싸여 온종일 햇살을 가장 잘 받는 명당자리가 있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그 곳에는 올망졸망한 작은 항아리들을 비롯하여 내 키만큼 크고 깊은 장항아리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는 우리 집 장독대는 입맛을 돋궈주면서 가족 모두의 건강을 면면히 지켜 왔다.
우리 집 장항아리는 어머니의 하루에 여러 번 손길이 닿는 애물단지이다. 장독대 주변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하나에도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묻어 있으며 우리 가족 식생활의 샘터가 아닐 수 없다.

어머니께서는 구름 한 점 없는 맑디맑은 날이면 장독대에 가시어 장항아리 덮개를 자주 열어주셨다. 따스한 햇살, 시원한 공기, 아름다운 새 소리, 시원한 바람 소리까지 끌어 모아 일등 가는 우리 집 건강식품으로 만드시는데 온 정성을 쏟아 오셨다.

해마다 알이 굵고 싱싱한 흰콩을 가려내어 깨끗이 씻고 또 씻으셨다. 그리고 가마솥에 씻은 흰콩을 넣고 장작불로 쪄 메주로 만드신 후, 잘 찧으셔 머리통만한 메주를 빚어댔다. 정성껏 빚은 메주덩이는 안방구석에 가지런히 주렁주렁 매달아 우리 집 식구들과 함께 따스한 겨울을 지내게 했다. 열흘에 한두 번씩 메주끼리 맞닿은 곳을 요리조리 돌려주시는 정성도 나에겐 신비한 의문 덩어리였다.

어머니께서는 정성껏 띄운 메주를 잘게 부수셨다. 그리고 바람 없는 따뜻한 길일을 택하여 깨끗이 닦은 장항아리에 소금물로 채우셨다. 그런 다음 숯, 고추, 대추 등을 씻어 메주와 같이 넣으시고 장항아리 위에 잡것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새끼줄까지 드리우셨다.

숯덩이는 균이 전혀 없는 탄소 성분으로 각종 세균을 제거하는 살균작용을 해준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고추 속에는 맵고 아린 특유의 향내를 풍기어 그 맛을 더함은 물론, 과일 중 맛과 영양을 제일로 치는 대추에서도 갖가지 향내가 있어 오래도록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작용을 한다.

어머니의 정성과 함께 우리 집 자연 식품인 된장, 고추장, 간장을 과학적이고 지혜로운 과정으로 만들어지니, 어찌 음식 맛이 좋지 않을 수 있을까? 전부터 우리 집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장맛이 좋다고 하시며 우리 어머니의 칭찬이 잦았다.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정성껏 만들어지는 고추장, 된장, 간장의 맛을 모른 채, 우리 고유의 음식을 외면하고 대신 설탕이 가득한 인스탄트 식품류만을 무조건 좋아하다 보니, 영양에 균형을 잃어 비만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성인병의 지름길이기 되기도 한다. 나아가 무기력해져 인내심, 지구력까지 감소되는 추세이니 우리 아이들의 앞날이 심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구순이 넘으신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으로 우리 식구의 생명수인 장항아리에서 따스한 햇살, 시원한 공기, 아름다운 새 소리, 시원한 바람 소리까지 끌어 모아 빚어 주시는 간장, 된장, 고추장을 먹었고 싶지만, 병상에 누워 계심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머니께서 하루 빨리 쾌유하시기만을 학수고대하면서 식사 때면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깊고 은은하고 단백한 장맛이 애절하게 생각난다.

-장병학 작가의 걸어오는 길-

(등단) 문예한국 수필, 한국아동문학회 동시 (저서) 꿈을 주는 동시, 늘 처음처럼, 수준별 열린교육 (수상) 충북단재교육상, 충북의 별, 한국교육자대상, 황조근정훈장, 충북수필문학상, 충북문학상, 문예한국 작가상 외 (역임) 충북수필문학회장, 충북글짓기지도회장, 충북새교실회장, 중부문학회장, 청주문인협회장 (현) 논설위원, 국제PEN문학 한국본부 충북위원회 회장, 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공동대표, 충청북도의회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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